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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e devant soi/Journal

먹고 산다는 것이란...

by 히스토리* 2019. 4. 27.

최근 나의 기분 상태는 정말 최악을 찍었다. 

어느정도였냐고하면 약간 몽롱한 상태인데 거기에 갑자기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상태였는데
어디에도 집중하기가 어렵고 회사 마치고 나서도 안 좋아서 술을 마시고 자기를 몇 일. (이직 알아보러 구직 사이트도 돌아다님)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정리해보면 
 
1/ 그분에게 인수인계하는 과정이 3개월간 계속 되어 가면서 똑같은 걸 계속 물어보고 계속 대답해야하는 - 때로는 업무에 대한 증명을해야 하는 것에 지쳐가고 있었고, 
2/ 그러다 보니 나도 처음과는 다르게 점점 말도 태도도 까칠하지만 갔다. 솔직히 말해서 매뉴얼도 만들어줬고 설명도 수십 번을 했는데 물어보는 내용이나 태도를 보면 절대로 하려고 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안하는 건 아니나 가령 이게 더 나은 방식 같다. 혹은 습관이 되지 않아서 못하겠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같은... 두개 중에 하나는 하고 있지만 안하고 싶은 게 열룰한테 결과물 - 그리고 하나는 아예 손도 안됨.
3/ 결국 나도 못함과 폭발하기가 몇번. 이런 일을 어떻게 했냐고 하길래 - 이걸로 돈 받으니까 했다 라던가. 이번주에는 너무 짜증나서 제가 왜 그걸 증명해 드려야 하죠? 라고 말했음. 해당 데이터가 쓰인 자료가 있냐 쓸모가 없는 것 같다 라는 반복에 문서 하나 던져주니 입다문. 이걸 나도 만들어야 하냐고 하길래 당연하죠 라고 말함. (물론 그렇게 만들 수 없을 테니 아무도 안시키겠지만.) 
4/ 문제는 이 모든 대화가 사람들이 다 있는 사무실에서 벌어지고 다들 이걸 보고 있다는 것. 나의 느낌 상일인 몰라도 다들 불편해 하는 눈치- 그리고 내가 나쁜년된 것 같은 그런 상황?
5/ 게다가 내가 가지 않은 회식에서 이 얘기가 나왔는데 내가 조금 더 참아야 한다고 본다고- 그분이 불쌍하다는 둥- 내가 걔보다 나이가 많아서 다행이라는 둥 - 내가 팀장이 되면 아래 사람 죽어나겠다는 둥. 하지만 그분이 안됐지만 자기들이 해줄 수 있는 건 없다는 둥... 개소리를 들어서 이 조직에 대한 배신감이 들었다. 게다가 제이님까지 그런식으로 말했다니. 다들 자기들이 어떻게 해줄 수 없으면서 이 상황을 온전히 나 혼자 받아내고 있는데 그 분도 솔직히 불쌍하지만 그럼 나는? 나는 뭔데? 아무튼 그런 사람들의 생각들을 알게 되면서 더 화가 남.
 
아무튼 그런와중에 금요일 ㅂㅂㅈ과 업무 미팅하는데 이 얘기를 꺼내시더니 얘기를 들었다고 하심. (쿡님이 말한 것이었다.)
볼 때마다 내 얼굴이 점점 노랗게 변해가는(질려가는) 것 같고- 이건 사실이다. 사실 얼굴 표정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숨겨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기대하는 수준만큼 아웃풋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정년퇴직을 하고 거의 7-8년을 임금보존해서 데리고 있었던 것만으로 본인은 할 일을 다 한 것 같다라고 하심... 그리고 제이님한테도 니가 업무 지시를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인것 이해한다고. 계약 갱신 11월인데 그때까지만 좀 더 케어해주라고 하심. (사실 솔직히 말해서 ㅂㅂㅈ도 방치 모드였다. 본인도 컨트롤 못했음.) 
그런데 머랄까. 모든 분노가 휘몰아치던 3개월 이었는데 막상 이런 결과를 바랬던 것은 아니었나? 나 때문에 그분이 짤리는 건가? 그분 애가 셋이고 아직 대학생으로 아는데 이게 이래도 되나?? 하는 죄책감이 들었다. 내가 너무 모질게 굴었나? 당연히 그 나이면 엑셀로 못하고 이런 업무 자체가 그럴 수있을 텐데... 라고. 
 
하지만 그건 내 탓이 아니라고 했다. 이런 상황이 온 건 그 분이 자초한거-기회는 줬는데 그 기회를 본인이 차 버린 거라고.(그러나 내가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서 조금달라질 수도 있었겠지만.... 열심히 하고 계신데 진도가 좀 느리다던가의.... 하지만 그러기에 너무나 나를 빡치게 하심..)
물론 애초에 이 분을 활용한다고 하면 이런 일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공장 관리자로 살아왔는데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하기란 쉽지 않았겠지. (심지어 해외에 최초로 공장을 짓고 이러다보니 실무보다는 지시하는 위치가 더 오랜 세월이었을 것...)
그러나 입장과 상황이 바뀌면 본인을 바꿔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결과가 이거라고 했다. 내 잘못이 아니라 정년퇴직하고 7년이면 회사에서도 충분히 배려해 준 거라고.  팩트로 보면 별거 안하는데 매달 그 수준의 돈을 가져간 것이라고. (임금피크제나, 계약 연장하면서 임금 깎은게 없음. 내 월급의 2배를 가져가고 계셨음. 물론 저번 계약 연장 때 이런 이슈가 있어서 내 업무를 가져가기로 하면서 임금 보존을 하신 것임.)
그 분이 나를 힘들게 한 것, 업무 이상의 돈을 가져가고 있는 것 모두 팩트 지만 그 사람에 딸려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니 ... 갑자기 우리 아빠가 생각나는 것이... 먹고 사는 것은 참 너무나 잔인한 일이다. 정말... 
11월... 물론 계약해지도 그때 가봐야 아는 거지만... 

 

+) 덧...

어제 그러고 규와 유니에게 치유 받고 오랜만에 깊은 잠에 들었다가 일찍 일어났다. 아래는 유니가 보내준 글...

나는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흘러가는대로 산다는데.... 또 방황의 시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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