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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tour du monde/Voyage d'affaires

160111-14 말레이시아 출장(대한항공 비즈니스 업그레이드)

by 히스토리* 2016. 1. 19.
부가, 돈의 차이가, 규율을 만든다.

16년 첫 출장 : Malaysia (2016.01.11-14)

2015년 1월 14일 저녁 어느때처럼 싱가폴 창이공항에서 대한항공을 타고 한국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였다.

짐검사를 마치고 수속하려는데 내 티켓을 찍자 알람음이 울렸고 직원은 나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하였다.

저번에 왔을때도 알람이 울리고 내가 선택 받은 자리와 실제 자리간 변경이 생겨서 중간이 앉은 기억이 있는터라 
순간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이번엔 그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온라인으로 사전 좌석 선택까지 했건만!

직원을 기다리며 약 3분간 멍때리는데 직원이 다가와서는 업그레이드 된 좌석표를 주었다.



....what??

머지 하면서도 왜? 라는 의구심에 물어보니 좌석이 만석이 되서(full) 업그레이드가 되었단다.

분명 나는 좌석 선택까지 하고 들어왔는데 왜?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은채로 제이님을 만나러 가는데 왠걸! 
제이님도 같이 업그레이드!

아마도 이코노미 석이 다 차서 마일리지가 많은 순서대로 비즈니스 석 업그레이드가 된게 아니겠냐 라는 추측을 했다. 
(제이님 약 7만5천마일, 난 3만 5천마일, 제이님이랑 나랑 예약할때 같이 묶여있어서 제이님 덕에 업그레이드 된 듯?)

내가 비즈니스를 타볼 줄이야! 이때까지 크게 비즈니스석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이건 신세계였다.



넓은 공간. 원하는 각도를 조절 할 수 있고 침대처럼 완전 누워지기도 한다. 

그 쾌적함이란, 
제이님이랑 둘이서 이정도면 진짜 출장도 다녀올만 하고 바로 출근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할 정도.



이날 아무래도 좌석 업그레이드가 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우리말고도 엄청 신나보이며 
신기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걸 보면..ㅋㅋ

이코노미와 비즈니스의 서비스 차이

0. 스튜어드의 아이투아이 인사

한명 한명씩 인사를 한다. 왜..? 이러니까 부담스럽고 약간 레스토랑 지배인의 느낌도 난다.

1. 신문배달

여느때와 같이 신문을 들고 들어왔는데, 
민망스럽게 스튜디어스분이 직접 신문들을 들고와서 안내를 한다. 신문 보실분~ 

2. 담요 및 일회용 슬리퍼



당연히 담요와 일회용 슬리퍼의 질도 다르다.

3. 식사



우리는 저녁 시간에 탔으므로 저녁 식사가 제공되는데, 이코노미처럼 비빔밥/소고기/생선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나는 도미요리 선택. 차장님은 소고기.

음식을 선택하면 스튜디어스 분이 이렇게 세팅 해 주신다... 판에 저게 다 올려져 있는게 아니고 와서 식탁보도 직접 깔고 
접시도 직접 놓고 나이프/포크도 직접 놓는다. 마치 레스토랑의 서비스랄까..

1) 전채 전 나오는 양꼬치... 뒤에 어차피 음식 많이 나오므로 하나만 먹고 패스. 


2) 전채요리, 샐러드가 그리 싱싱하진 않았으나 맛있었다 요건 다 먹음



3) 수프... 난 수프 싫어하므로 패스



4) 도미요리



분명 설명에는 블랙빈소스로 맛을 낸 도미요리에 국수가 나온다며... 
저건 국수가 아니잖아. (이코노미 식단에 나오는 그 맛이랑 똑같음)

도미는 고기 맛이 좋았으나... 혹시나 비즈니스를 탈 기회가 또 온다하여도 선택은 안할 것임 ㅋ


제이님의 소고기 요리. 스튜디어스분이 고기의 굽기
정도를 묻고 주문을 받는데, 음식을 가져다 주면서도 한번 맛보고 굽기 정도가 마음에 드는지 물어본다. 

고기는 맛있었다. 다음에 혹시 기회가 있다면 고기로 먹어야지.

5) 디저트



과일과 아이스크림 중에 고르라고 하는데, 아이스크림은 이코노미에 제공되는 것과 동일하므로 과일 선택. 
장시간 비행에 딱 괜찮았다.

커피를 줄 때도 저렇게 예쁜 잔에 준다.

4. 화장실

일등석와 비즈니스 석 사이에는 작은 화장실 2개 큰 화장실 1개가 있다.
사진은 못 찍었는데, 세면대에 손을 가져다 대면 물이 자동으로 나온다. 

이코노미는 물누르랴 손 씻으라 바쁜데..

(→ 이건 나중에 여러 비행기 및 비즈니스 석을 이용해 본 결과 비행기 기종의 차이임을 알게됨..ㅎㅎ) 


5. 인적 서비스

이렇게 비즈니스에 탔는데, 나는 잘 수가 없다. 다음날 회의 자료에 쓰일 번역을 마무리 하지 못했으므로...

딱 30분만 눈부치고 일만 했는데, 이건 왜 이비피가 메일을 그렇게 쓸 수 있는지 이해가 되더라. 

일하기에 참 괜찮다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리도 넓고 의자 조절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고... 


나 빼고 다 자는데 스튜디어스 언니가 내가 불쌍했는지 따뜻한 커피로 다시 드릴까요 물어본다.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도 계속 왔다갔다 하고 내가 깨어 있어서인지 자꾸 신경쓰는 눈치였다.

기본적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절한 것이 특징이랄까...

비즈니스 이용 후 느낀점

처음에는 당첨되서 기뻤고 설레고 그랬는데, 서비스를 받아보면서 점점 기분이 나빴다.

모르는게 약이라고 했던가.

서비스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의 차이가 이코노미와는 격차가 너무 크게 났기 때문이다. 
단지 커튼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말이다.

물론 2배의 가격 차이가 나니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뭐랄까 이런 세계가 있었다니, 이때까지 내가 있던 곳은 그럼 뭐지? 이런 회의감이 들었다.

특히 이코노미를 탔을 때, 아주 당연시 되었던 것이 여기서는 아닌 것이 있었다.

보통 착륙전 30분 전부터 이코노미석은 스튜디어스들이 통제하기 시작한다. 
헤드셋 회수를 시작으로 좌석을 똑바로 하라거나 큰 짐은 정리해서 바닥에 두라거나 탁자를 올리라거나...

하지만 비즈니스에는 그런 간섭이나 통제가 없었다.
내가 일 마무리 때문에 안내 방송이 나오고도 계속 노트북을 썼음에도 아무도 노트북을 넣으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헤어셋을 그대로 끼고 있었다. 

안전규율이라고 생각해서 따랐던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가 겪은 이 일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 중 하나에 불과 할 것이다. 

각자의 세상에서 그것이 다 인줄, 이것이 공통의 개념이고 규율이고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며 살 것이다. 
때문에 이코노미에 있던 사람들은 이코노미의 삶에 최선을 다해 살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비즈니스와 일등석이라는 세상도 있다. 
이코노미와 비즈니스의 차이는 둘다 그 안에 맞춰 살지만 비즈니스는 이코노미도 일등석도 어떤 것인지 안다는 것이다. 
이는 삶을 접근 하는 방식을 다르게 만든다.

이는 요즘 말하는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와 다르지 않다. 
단지 흙수저의 비애는 은수저의 삶이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모른다는 것은 다행히면서도 불행이다. 무경험의 단편적인 동경은 반란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수저, 맛을 한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다르다. 더 나은 것이 무엇인지 안다. 
그래서 그 지위와 계층을 포기하지 않으려하고 더 올라가려고 한다.

이비피가 말했다.

부러우면 성공하라고. 
성공하면 뭐가 좋은지 모르는 사람은 왜 성공해야 하는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른다. 
막연히 성공해야지라고 생각만 할 뿐.

이래서 경험은 무서운 것이다.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하게 만들고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경험이 사람을 만들고 사람의 차이를 만들고 사회적 차이를 만든다.

이번 경험은 나에게 큰 한마디 울림을 주었다.
부가, 돈의 차이가, 규율을 만든다. 

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더 많이 경험하고 습득할 것이다. 주어지지 않는다면 기회를 찾을 것이다. 
더 나은 나의 삶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가족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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